'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시구로 유명한 서정시 <수선화에게>를 쓴 정호승 시인의 감성적이고 아름다운 작품들을 모아봤습니다.
● 이별 노래
● 수선화에게
●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 마음이 없다
정호승 시인의 읽기 좋은 시 모음
정호승
시인. 1950년 경남 하동군 출생.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첨성대>가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시집으로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슬픔이 기쁨에게>, <슬픔이 택배로 왔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등이 있다.
이별 노래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가서
그대의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 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 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도 한 번씩 마을로 내겨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꽃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마음이 없다
마음이 떠났다
마음에도 길이 있어
마음이 구두를 신고
돌아오지 않을 길을 떠나버렸다
비가 오는데 비를 맞고
눈이 오는데 눈을 맞고
마음이 먼 길을 떠난 뒤
길마저 마음을 다 떠나버렸다
나는 마음이 떠나간 길을
따라갈 마음이 없다
종로에서 만나 밥 먹을 마음도
인사동에서 만나 술 마실 마음도
기차를 타고 멀리
바다를 보러 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
마음이 다 떠나면
꽃이 진다더니
내 마음이 살았던 당신의 집에
꽃이 지고
겨울비만 내린다
'li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 9세 ~ 18세 대상 청소년증 발급 방법 (0) | 2023.04.27 |
---|---|
미국의 50개 주 이름 & 약자 (0) | 2023.04.26 |
강원도 여행 멋진 문화 체험 영월 단종문화제 (0) | 2023.04.18 |
다리 쥐 났을 때 푸는 방법 (0) | 2023.04.17 |
이은상 작사 홍난파 작곡 가곡 모음 (고향생각 사랑 그리움 봄처녀 ) (0) | 2023.04.1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