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제목의 짧은 시모음

창 밖에 비가 내려서인지 봄비와 관련된 시가 읽고 싶네요. 제목이 '봄비'인 시 중에서도 캘리그래피에 자주 사용되는  짧은 시들로 모아봤습니다. 

* 시인 : 안도현, 양광모, 서윤덕, 황동규, 나태주, 김용택

 

봄비 제목의 짧은 시모음

 

봄비 제목의 짧은 시모음

 

봄비 - 안도현

 

봄비는 

왕벚나무 가지에 자꾸 입을 갖다 댄다

왕벚나무 가지 속에 숨은

꽃망울을 빨아내려고

 

 

봄비 - 양광모

 

심장에 맞지 않아도

사랑에 빠져 버리는

천만 개의 화살

 

그대

피하지 못하리

 

 

 

 

봄비 - 서윤덕

 

더 연두하게 솟아나고

더 화사하게 피어나고

더 졸졸졸 노래부르라 한다

 

 

봄비 - 황동규

 

조그만 소리들이 자란다

누군가 계기를 한 금 올리자

머뭇머뭇대던 는개 속이 환해진다

나의 무엇이 따뜻한지

땅이 속삭일 때다

 

 

 

 

봄비 - 나태주 

 

사랑이 찾아올 때는

엎드려 울고

 

사랑이 떠나갈 때는 

선채로 울자

 

그리하여 너도 씨앗이 되고

나도 씨앗이 되자

 

끝내는 우리가 울울창창

서로의 그늘이 되자

 

 

봄비 - 김용택

 

바람이 붑니다

가는 빗줄기들이 옥색 실처럼 날려오고

나무들이 춤을 춥니다

 

그대에게 

갈까요 말까요

내 맘은 절반이지만

날아온 가랑비에

내 손은 젖고

내 맘도 벌써 다 젖었답니다